운동이 끝나고
오랜만에 동료분들과 가지게 된 점심식사자리.
메뉴가 리뉴얼되었다는 명륜진사갈비를 가봤다.
북적거리는 가게 안에서 자리를 잡고 셀프서빙음식들을 준비하고 고기를 굽기 시작.
생활체육 레슬러들이 모이면 당연지사 레슬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마련.
동호회 최고의 실력자인 S씨는 레슬링에 대해 누구보다도 박식하고, 실력이 빼어난 생체인이며,
동호회원들의 실력상승세나 보완점에 대한 피드백을 정확히 짚어 이야기해 줄 줄 아는 조언가이기도 하다.
오늘 그와 나눈 이야기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으나, 의외의 포인트에서 놀라운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우선, 요새 날 보며 느끼시던 부분에 대한 조언은
기본 스탠스에서 자꾸 양 다리를 스위칭하는 나쁜 버릇에 관한 점.
그레코로만형 레슬링을 배우면서 생긴 습관이라고 말하기엔 내 스탠스 스위칭엔 아무 목적도 없고 내 중심도 없다.
단순히 상대방에게 휘둘려 다닐뿐인 움직임이기에 꼭 고쳐야 한다.
이에 더해 나와 동체급이면서 태클이 일품인 K씨같은 움직임은 내게 맞지 않음을 말씀해주셨다.
S씨의 눈에 나는 탄력이 핵심인 포크스타일의 기술들을 위주로 스킬셋을 가져가려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내 몸은 탄성있고 폭발적인 움직임은 맞지 않는다고 하신다.
인스타나 유튜브에 올라오는 새로운 기술들은 그만 봐도 된다.
넘쳐나는 정보는 오히려 스파링에서 어떤 기술을 써야하나 고민하게 만들고, 그러다보면 태클타이밍을 놓치게 되고 움직임이 둔해진다.
생활체육 레슬러들은 SNS에 올라오는 다채롭고 멋있어보이는 기술들을 갖고 싶어하지만, 기본 태클수준이 미숙한 상태에서 다음 레벨의 기술을 배우려고만 하니 이도저도 아닌 움직임만 하게 된다.
S씨는 자신의 평소 스파링을 보면 많은 기술을 쓰지 않는다고 하신다.
내게 맞는 움직임 한두가지만 계속해서 판다고 하신다.
넘쳐나는 정보를 끊고 주력기를 파야한다. 그리고, 기본으로 돌아가야한다.
이것이 오늘 S씨가 내게 해주신 조언이었다.
사실 S씨는 기본(자세, 태클), 주력기 한두가지에 대해 항상 내게 말씀해주신다.
주 스탠스 확립, 무게중심, 내게 맞는 움직임 한두가지. 결국 모두 기본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된다.
기본에 대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형의문의 달인 상운상 노사의 일화이다.
옛 중국 화북성에 살던 상운상은, 형의권의 달인 이존의의 제자가 되었으나 몸이 둔하여 형의권의 기본인 5행권의 기초를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스승인 이존의는 가장 간단한 동작인 붕권만을 가르쳤다. 그마저도 한 보가 아닌 반 보만 내딛으며 붕권을 지르도록 지시했다.
그 와중에 무술고수인 이존의는 각지의 군대, 도장에 초대를 받아 제자들을 두고 3년간 타지로 떠나있어야만 했다.
결국 스승에게 붕권만 배운 상운상은 계속하여 붕권만 연습하게 되었다.
후에 스승인 이존의가 돌아와 제자들의 수련을 확인하는 자리에서 상운상은 자신이 할 줄 아는 유일한 기술인 반보붕권을 스승 앞에 선보이고, 화려한 기술을 펼친 다른 제자들을 모두 꺾으며 훗날 형의문의 근대 3대 명인 반열에 오르게 된다.
이소룡의 명언 중 하나인
"나는 만 가지 발차기를 찰 수 있는 사람은 두렵지 않다. 하지만 한 가지 발차기를 만 번 수련한 사람이라면 두렵다."
를 다시 한 번 상기하면서 기본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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