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서로 부딪치는 운동 레슬링.
맨 몸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운동이기에 가장 오래된 운동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가장 원초적으로 레슬링을 하는 사람의 신체능력 자체가 중요한 운동이기도 하다.
MMA의 대중화로 최근 몇 년 간 주짓수, 레슬링 등 그래플링 체육관들이 성행하기 시작했고, 여러 사람들이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항상 대두되고 있는 힘으로만 상대를 제압하는 힘짓수, 힘슬링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여기에 대한 여론은 반반이다.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목적인 투기종목에서 힘을 빼고 스파링을 하라니 그게 말이 되느냐는 사람들과
기술이 완벽하지 않고 그 종목다운 움직임이 안 나오는 상태인데 힘으로만 무언가를 하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사람들.
필자는 후자의 의견에 좀 더 동의하는 편이다.
전자의 의견을 펼치는 사람들의 논리는 틀린 것이 아니다.
엘리트 선수들을 기준으로 기술 하나하나의 수준이 비슷하다면, 그리고 더 끌어올릴 윗 단계가 없다면 그때부턴 힘이 분명 선수들 간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고,
사람들마다 유연함이 무기인 사람이 있고 힘이 무기인 사람도 있으며 경기운영을 잘하거나 스피드나 센스가 발군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는 개개인의 특성에 따른 것이기에 힘 또한 분명 중요한 요소이며 무기이다.
다만 후자의 의견을 펼치는 사람들이 이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힘을 빼라고 말하는 대상은 긴장을 많이 하는 사람들 혹은 학습욕보다는 승부욕이 더 세서 지지 않으려고 힘을 주는 사람들이다.
주로 스파링을 처음 해보는 초보자들이 그렇고, 타 운동경력/경험이 있고 그 종목에서 나름 구력과 입지가 다져진 사람들이 그렇다.
초보자들에게 힘을 빼라는 의미는 당장 기술을 사용하진 못하더라도 동작을 나누어 연습해 보며 기술을 정확히 체득시키고 움직임이 익숙해질수록 연결동작, 그리고 밀고 당기기(힘, 압박 부여)를 적용해 실전에서 사용가능한 감각을 기르도록 하기 위함이며
타 운동경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힘을 빼라는 의미는 처음 접하는 분야에 대해 배우려는 자세로 다가가야 금방 성장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타 운동경력이 있는 사람들은 이미 운동을 하던 사람들이기에 운동신경도 발달해 있고 처음 접하는 운동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어느 정도 감을 잡기 쉽다.
남들보다 쌓여있는 지식, 움직임, 감 등이 좋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종목은 별 거 아니네' 라며 자만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마음가짐보다는 내가 아는 지식, 동작이어도 이 종목에선 어떻게 적용되는가를 받아들이고 기초부터 쌓아나간다면 다른 종목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펀지처럼 기술을 흡수해 남들보다 더 빠르고 더 강하게 성장할 것이다.
힘을 빼라는 사람들이 말하고자 함은 이런 의미라 생각한다.
여러 지도자분들께 이에 대해 의견을 여쭤봐도 힘이 받쳐주지 않는 기술은 통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해주신다.
간혹 힘을 빼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 중 몇몇은 정말로 힘을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가 알기로는 과거 복싱이 그런 문제가 있었다고 알고 있다.
(어디까지나 주워들은 이야기이다)
전후 음식 구하기 어렵던 시절엔 복서들에게 헝그리정신이 강조되었다.
먹을 음식이 없기 때문에 악과 깡만으로 살아남는 것이 중요했다고 한다.
그렇게 WBO, WBC 등 세계기구 챔피언들이 만들어졌기에 힘이 좋은 외국인들보다도 기술과 깡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그 의식이 지금까지 전해져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복싱장을 가면 웨이트를 권하는 곳이 많지 않았다.
지금은 한국이 경제적으로 부유해지면서 음식을 못구하는 시절도 아니고 젊은 관장님들이 많이 생기면서 인식의 전환도 많이 일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여튼, 힘과 기술 어느 하나도 간과하면 안된다.
- 2부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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